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대에 막 입대했을 때 저는 웃음 때문에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하하하. 풉.. 이라며 상황 모르고 터지는 웃음은 모든 것이 생소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너무 실없이 터지는 웃음에 심각한 미소의 상사들에게 지적받았던 때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정색하면서 "여기가 집이냐?" 라며 묻는 미친놈 같은 상사는 어디에나 있었죠. 직장이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은 존재합니다.
강원도 철원 휴전선 철책 안의 삶은 다소 팍팍했습니다. 점점 초코파이와 가끔 오던 황금마차(과자들을 싣고 다니는 트럭이 있었습니다. )에서 살쪄가는 자신을 볼 때 한심스럽기도 합니다. 다 먹은 짬을 멧돼지에게 던져줄 때 배가 스칠 정도로 살이 찌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할 때 아작 나는 무릎 연골은 지금에서야 후폭풍이와 아픈 것 같습니다. 진급을 해서 황금마차에서 오는 황도나 파인애플 캔을 사 먹었을 때의 달콤함은 잊을 수 없습니다. 사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의 계급이 존재해서 이등병일 때 저는 황도나 파인애플을 사 먹을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딸기맛 빵을 사서 먹을 수 있었는데 허겁지겁 먹다가 동기랑 화장실에서 먹다가 체한 적도 있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만 하면 빵빵 터지고 빵처럼 제 마음은 빵 터지기도 했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생활했던 그때는 나약하기도 했고 굳이 이렇게 동반입대까지 해서 군 생활을 당겨서 입대해야 했나 힘들기도 했습니다. 다소 운동을 잘한 동반입대 친구와는 달리 저는 운동을 잘 못했습니다. 그저 잘하는 것은 걷고 뛰는 것뿐이었죠.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잘하는 것은 계속 뛰고 걷는 것뿐이고 삶에서의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군대 안에서 그렇게 실종되어가는 미소는 전역할 때도 분단장으로 있을 때는 괜찮았지만 처음과는 다른 미소와 썩소만이 남았었습니다.
그렇게 실종된 웃음이 오늘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제가 가만히 있을 때의 표정을 보니 꽤나 심각하고 못난 표정이었거든요.
웃지 말아야 한다. 진중해야 한다. 상황에 맞게 살아야 한다.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그러나 직장 안에서 시무룩하게 '나한테 다가오지 마 나한테 말 걸면 일 시키려는 거지'라는 방어적인 태도와 함께 굳어가는 제 얼굴을 보면 참으로 늙었구나 싶을 정도로 안타까웠습니다. 점점 냉소적으로 변하는 삶을 보면 슬픕니다. 직장 안에서 통수도 맞고 그저 열심히 보조업무를 했을 뿐인데 부서장이라는 사람은 모른 채하며 다른 이들도 다 퇴직해버린 터라 남아있는 저만 고통받으며 잘못한 것도 없는데 실체가 있는 잘못된 이는 처벌하지 않는 상황에서 불려 다니는 상황이 너무 싫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늙어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직장생활이라는 참으로 슬픈 결론으로 지어진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새롭게 입사한 신입직원들 마저 직원을 하대하고 졸라매는 리더 아래서 금세 실망하고 이직을 준비하며 이곳은 그저 잠시 머물러 가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퇴직을 앞둔 지 얼마 되지 않아 일도 하지 않습니다. 월급루팡에 가까우나 처벌은 없고 아무것도 안 해야 책임도 지지 않고 리더는 어떻게든 직원들을 징계하고 싶어 하는 마음에 안달 났습니다. 그러나 그럴 시기가 아님에도 코로나 시기를 이겨내야 할 때임에도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처벌이죠.
때론 과거를 청산하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움직임 자체가 소중할 때도 있습니다.
이와 중에도 그러나 당신은 잘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삶에 이렇게 의문을 품거나 그래도 이렇게 사는 것은 옳지 않아라며 조금씩 자신의 선안에서 개선도 하고 남들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제 자신의 일에 의문을 품고 하려는 스스로를 위안 삼아야 합니다. 굳게 마음을 다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거울을 보고 한번씩 웃어보고 모두가 그렇다고 나도 무의미하게 살아가려고 한다면 그것보다 슬픈 인생도 없습니다.
죽음은 우리가 달려가고 있는 방향이고 삶은 지금의 방향이니까요.
후회 없이 살아야 그래야 한다면 매일 자고 일어나는 반복의 사이에 끼여있는 회색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 하려는 존재로 '재미있다면 무엇이든 ' 해야 하는 존재가 되고자 하니까요.
굳은 저의 얼굴을 보며 오랜만에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커처럼 씩 웃어봅니다. 잃어버린 미소는 제가 스스로 찾아야 할 변곡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힘내시고 이런 고민과 잠 못 이루는 시간에 우리는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존재, 언젠가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며 조금씩 삶에 변화를 주는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웃음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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